‘비밀 전학’이란, 가정폭력피해 학생이 전학을 갈 때 아동 학대 행위자, 가정 폭력 가해자에게 학생이 전학 간 학교, 거주지, 연락처 등을 비밀로 하여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어린이가 감당하기에 그 무게가 무겁고 털어놓기 힘든 비밀스러운 전학이다. 주인공 다미는 ‘그 남자’라고 표현하는 아버지의 가정폭력을 피해 비밀전학을 하고 쉼터에서 엄마와 동생과 생활한다. 소재가 들킬까봐, 친구에게 무시당할까봐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비밀을 안고 살아가지만 음악이라는 희망의 끈을 가지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다미를 보면서 우리 주변에 말하지 못하는 무게를 감당하고 있는 어린이가 있는지 모르겠다. 폭력을 넘어서 희망을 보여주는 동화이다.

작가는 오랫동안 기자 생활을 한 음식 문화 작가이다. 기자일 때에도 여러 나라를 다니며 음식에 대한 역사와 문화를 공부했다. 이 책은 마트에서, 우리 집 냉장고에서 볼 수 있는 친근한 과일들에 얽힌 이야기를 담았다. 이역만리에서 열매를 맺은 과일들이 어떤 사연을 갖고 식탁에서 마주하게 되었을까? 맛있으면 그만인 것들의 역사까지 알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작가는 이렇게 답한다. 과일은 필수는 아니지만, 먹으면 입이 즐겁고, 식사가 풍요로워지며 생활이 다채로워진다고. 그러니까 음식의 역사와 문화를 알아 가는 건, ‘지식의 디저트’를 먹는 것과 비슷 하달까. 이 책을 읽으며 까칠해진 우리의 입과 삶을 조금이나마 달콤하고 즐겁게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