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미디어센터 교육일정에 디지털 카메라를 활용한 사진촬영법 프로그램이 올라오자 문득 10여 년 전부터 구석에서 먼지만 쌓이고 있던 내게 소중했던 캐논 카메라가 생각났다.
“언젠가는 멋진 사진을 찍어 볼거야!”라며 호기롭게 구매했던 그 당시 비싼 카메라가 이젠 가벼운 스마트폰 카메라로 대체되면서 나는 사진의 맛도 무엇인지 가물거리고 있었다. 새로이 배운다면 ‘예전에 호기롭게 카메라를 샀던 마음도 다시 살아나지 않을까?’하는 기대로 교육을 신청했다.
교육은 카메라를 다루는데 필요한 기초 교육 후 과제로 교육 내용을 이용한 작업을 하고 다음 회차에 제출한 과제를 다 함께 보면서 이야기 나누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과제 사진을 보며 함께 이야기 나누면서 교과서에서 보는 설명하기 좋은 깔끔한 이미지가 아닌 우리 일상에서 찍을 수 있는 사진에도 많은 카메라 기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고, 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그리고 무엇보다 첫날의 교육생 간 서먹서먹함이 서로의 사진 과제를 보며 나누었던 자신의 사진 속 이야기에 스르르 풀리더니 서로의 작품이 이해되고 더 풍부해졌다. 그냥 사진이 아니라 서사가 들어가면 작품이 된다는 강사님의 말씀이 너무나 와 닿았다.
기초를 배우는 아마추어인 우리를 강사님은 자신의 이야기가 하나하나 살아 숨을 쉬는 작가로 봐주시며 우리가 찍은 아마추어 작품 과제들조차 하나하나 의미 있는(카메라의 기초 영역, 초점 심도, 노출 등의 영역과 작품 자체의 의미 등) 과제로 신중히 봐주시니 강의 회차가 거듭할수록 교육이 즐겁고 자신감이 생겼다.
수업은 총 6회, 주 1회씩 진행되었다. 아이 학부모 참여 수업 때문에 결석하는 날이 있었지만, 감사하게도 미디어센터 직원분께서 교육 관련 유인물을 따로 챙겨주셔서 최대한 교육을 따라갈 수 있었다.
이번 교육의 가장 멋진 점은 카메라를 가지고 있지 않아도 미디어센터에서 준비한 카메라를 교육 기간 동안 무료로 대여해 배운 것을 바로 활용해 볼 수 있다는 점과 자신이 찍은 사진을 전시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카메라를 대여하거나 따로 구매해야 하는 불편 없이 그리고 전문가분들 덕에 바로 카메라 기기에 대한 대처가 가능하니 활용 자체에만 신경을 써도 되는 편리함과 효율이 있다. 작품 전시는 마지막 회차에 다 함께 미디어센터에서 마련한 전시 공간을 활용하여 첫 ‘수강생 작품 전시회’를 열었다. 작품을 큰 크기로 인화 해주셔서 사진이 더 멋지게 보일 뿐 아니라, 수강생 모두 작품에 대해 투표를 하고 이유도 서로 들으면서(이 방식도 얼마나 인간적인가!) 최종 전시 작품을 결정할 수 있었다. 작품 전시라 해서 갸우뚱했는데, 전시의 처음부터 끝까지 교육생들과 강사님이 함께 스스로 작품을 규격에 맞게 액자에 넣어보고, 장비를 이용해 벽에 줄을 맞추고 어떻게 배치할지, 어떤 순서로 넣을지 고민하면서 준비했다. 이러한 전시 과정이 생각보다 쉬운 게 아니란 걸 알게 됐고 작은 전시지만 강사님께서 전시 방법에 대해서도 차근히 알려주시면서 진행하셔서 정말 알찼다. 전시된 작품을 보면서 다들 너무나도 흡족해하고 즐거워했다.
전시를 통해 ‘사진이란 영역에 더욱더 애착이 느껴지고 나의 작업물이 정말 이렇게 작품이 될 수가 있구나!’하며 뿌듯했다. 다들 이후 중급, 심화 과정을 개설해 달라면서 미디어센터에 문의할 정도로 수업의 만족도는 최강! 평범한 일반인으로 살아가던 우리에게 이렇게 사진작가가 되어 전시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안성미디어센터와 강사님께 무척 감사드린다.
옆으로 밀어 확인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