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도읍에 거주하는 김OO 씨는 회사를 다니던 중 어깨를 다쳤다. 이 때문에 몇 달간 일을 쉬게 됐고 금전적으로 힘들어졌다. 불법사채를 통해 70만 원을 빌렸다가 일주일에 17만 원씩 이자가 불어나며 감당할 수 없는 채무의 늪에 빠지게 됐다. 다친 어깨 때문에 일을 할 수 없어 돈을 갚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자 사채업자는 협박을 해왔고 김 씨는 아픈 몸을 이끌고 일용직 일자리를 찾아 나섰다. 이자 상환을 하고 나면 김 씨가 쓸 수 있는 생활비는 없었고 한 달 넘게 이런 생활을 지속하자 몸과 마음이 모두 망가졌다. 김 씨는 삶을 끝내기로 결심했다. 그동안 계속 상담해왔던 자살예방센터에 전화를 걸어 마지막 감사인사를 남겼다. 김 씨의 전화를 받았던 박단비 주임은 계속 시간을 끌며 통화를 이어나갔다. 김용주 팀장은 그 사이 경찰과 함께 현장으로 달려갔고 문을 따고 들어가 김 씨를 구출했다.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 긴급생계비를 신청해 빠르게 받아주었고 경기복지재단 불법사금융피해자지원팀은 불법 사채 문제를 해결해주었다. 경제적으로 숨통이 트이자 김 씨는 자신을 도와준 사람들 덕분에 힘을 얻어 일자리를 구해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
“한 사람의 인생이 변화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그들을 도와주는 것이 보람이 큽니다.”
안성시보건소에는 안성시정신건강복지센터 (부설) 자살예방센터가 있다.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하거나 혹은 시도하려는 사람들에게 상담을 통해 지역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고 새 삶의 길을 터준다. 김용주 자살예방센터 팀장은 “센터에서는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거나, 시도하는 분들에게 상담을 통해 새 삶을 드리고 있습니다. 본인이 거부하거나 안성시를 떠나지 않는 이상 상담을 비롯해 치료비, 약제비 등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박단비 주임은 “극단적 선택을 결심한 분들을 만나면 항상 하게 되는 얘기가 ‘할 만큼 했다. 이만큼 노력했는데 잘 안됐다’라는 말씀을 많이 하세요. 그분들의 노력을 알아주고 누구보다 살고 싶어 한다는 감정을 읽어드리는 편입니다”라고 말했다.
“의사는 아니지만 사람을 살린다는 것 만큼 멋진 일은 없다고 생각해요.”
사람을 살리는 과정에 개입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타인의 삶에 희망을 심고 싹을 틔워 뿌리를 내릴 때까지 긴 호흡을 가지고 돌봐주어야 한다. 이들이 삶을 지속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용주 팀장은 “유서에 네 이름 적을 거다, 평생 죄책감 갖고 살게 하겠다와 같은 말을 하는 분들도 계시고 부적절한 것들을 요구하시는 분들도 가끔 있습니다. 그럴 때면 직업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도 ‘선생님 덕분에 살았어요’라는 한마디를 듣는 순간 다시 이 일을 할 이유와 원동력이 생깁니다”라고 말했다.
박단비 주임 역시 “응급 현장에 출동하면 그 장면들의 잔상이 오래 남아요. 그런 기억들이 문득문득 날 때가 어렵습니다”라며 “그래도 꾸준히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처음보다 긍정적으로 바뀌었을 때, 스스로 나아졌다고 말씀하시면서 감정을 교류할 때 보람이 생깁니다”고 밝혔다.
자살예방센터 김용주 팀장과 박단비 주임
“이해보다는 공감이죠. 어떻게 당신의 마음을 이해한다고 하겠어요.
공감의 표현을 하며 극단적 선택을 결심한 이유를 찾아갑니다.”
두 사람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꼭 아셨으면 좋겠어요. 그동안에는 혼자 짐을 안고 가야 했기 때문에 버거웠지만, 지금은 함께하기에 나눠 들 수 있습니다”라며 “힘이 들 땐 힘들다고 말씀하세요. 저희가 위기를 넘길 동안 옆에 있어 드리겠습니다”고 전했다.
사람들은 자신을 괴롭히는 고통에서 벗어나는 것을 원하지, 극단적 선택 자체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안성시는 안성시정신건강복지센터 (부설) 자살예방센터를 비롯해 각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의 찾아가는 보건복지팀을 통해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을 발굴하고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동 지역 내 네트워크를 통해 지원하고 있다.